Ecriture 161217
박서보
박서보 화백(1931~)은 1950년대 말, 한국 추상미술인 앵포르멜에 이어, 단색 회화를 이끈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다. 특히 그는 ‘재료의 물성과 행위’를 통해 한국 전통의 고유한 정신과 조형언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인 묘법 시리즈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된다. 첫째로, 1970년대 캔버스에 미백색 물감을 칠한 뒤, 건조되기 전에 연필로 선긋기를 반복한 ‘연필 묘법’ 시기이다. 두 번째는 1982년 닥종이로 만든 한지를 발라 마르기 전에 문지르거나 긁어붙이는 행위를 반복한 ‘지그재그 묘법’ 시기이다. 이 시기에 작품들은 한지와 색채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한다. 세 번째는 1990년대 이후 ‘후기 묘법’시기로, 이때 작업들은 자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 일정한 간격으로 고랑처럼 파인 면들을 만들고, 여기에 풍부한 색감 또한 강조했다.